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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만이 담겨있으며, 전문성이 거의 없음을 미리 알립니다.

키보드를 산 김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 봅니다.

모 IT 유튜버의 소개로 한 순간에 팍 꽃혀 바로 9만7천원에 해외 직구를 해버렸습니다. 오는 데에 열흘 약간 넘어 걸렸습니다. 기다리느라 상당히 지쳤었어요.

그렇게 사용한 지 3주 정도 지난 시점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긴 글을 잘 작성하지 않는 터라 이번 글 또한 문장의 흐름이 바르지 않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1. 상자와 구성품

# 상자

앤 프로 2 상자의 모습.

상자는 깔끔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배송중 취급을 잘못 했는지 상자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뒷면에는 여러가지 기능 설명들이 다닥다닥 적혀있긴 하지만 후술할 예정이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구성품

구성품. 전원 케이블 및 포인트 키캡

* 본체와 설명서, 키캡 리무버는 이미 꺼내서 사용중이었기에 사진에 집어넣지는 않았습니다.

가성비 제품 치고 구성이 의외로 신선했습니다. 포인트 키캡과 키캡 리무버를 기본으로 제공해준다니.. 그러나 저는 키캡과 항공케이블을 따로 주문했기 때문에 사진의 구성품들을 직접 사용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2. 본체의 모습

# 전면의 모습

전면에서 바라본 본체의 모습 (키캡 및 케이블은 별도로 구매했습니다.)

본체는 어떤 키캡과도 잘 어울리도록 뽑힌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XDA 프로파일 키캡들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XDA 프로파일 애플 키캡으로 주문했습니다. 같은 곳에서 항공 케이블도 같이 싸게 팔길래 입문 겸 동시에 주문했습니다. 커스텀 키보드 기분 내는 것 같아서 만족감이 높습니다.

# 크기

닌텐도 스위치와 비교한 모습.

크기는 굉장히 작습니다. 세로 길이는 닌텐도 스위치와 동일하고, 가로 길이는 닌텐도 스위치보다 손가락 두 마디 큰 정도. 높이는 기존에 얇은 키보드를 쓰셨던 분이라면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팜 레스트를 사용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뒷면의 모습

키보드 뒷면의 모습

뒷면도 상당히 깔끔하게 생겼습니다. 앤 프로 로고와 전원 스위치, QC 스티커로 추정되는 것, 미끄럼 방지 고무들이 붙어있습니다. 고무가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무게가 좀 있어서 잘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기능 및 전용 소프트웨어

#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 (키캡 및 케이블은 별도로 구매했습니다.)

FN2 (사진에는 오른쪽 밑에 있는 menu 키) 키+ 8번 키를 누르면 1번 키에서 0번 키까지의 LED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선으로는 잘 쓰지 않아서 리뷰를 쓰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 블루투스 연결 대수

블루투스는 종류 상관 없이 총 4가지 기기까지 연결할 수 있으며, 키만 누르면 바로 기기간에 전환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무선 전용 리시버를 제조사에서 따로 판매하는 듯 보였는데 블루투스 리시버와 다를 바 없어보여서 그냥 주문을 안했습니다..

# 전용 소프트웨어

obinskit 다운로드 사이트

 

Download ObinsKit - HEXCORE

Unified device driver One application for multiple devices

www.hexcore.xyz

위 사이트로 들어가면 앤프로2 전용 소프트웨어 'obinskit'이 존재합니다. 제품 설명서에도 직접 접속할 수 있도록 QR코드가 담겨있었습니다. 윈도우뿐 아니라 macOS, 데비안 기반 리눅스, 레드햇 기반 리눅스까지 모두 동일한 UI로 사용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마 Electron 프레임워크로 제작되었을거라 추측이 됩니다. 이 프로그램을 백그라운드에 계속 켜놓고 있으면 캡스락 토글 여부도 팝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에서 키보드의 배터리 잔량, 가동 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Magic FN, Tap 기능

CapsLock을 Fn 키로 사용하는 'MagicFN', 오른쪽 쉬프트와 FN1, FN2, 오른쪽 컨트롤 키를 살짝 눌러 화살표 키로 사용하는 기능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두 기능 모두 사용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에서 끌 수도 있었습니다.

포커 배열이라 Magic FN의 적응은 거의 필수인데 아직도 적응하지 못해서 간혹 코딩을 하거나 문서를 작성할 때, 메신저를 사용할 때에 키를 계속해서 헷갈리고는 합니다. 특히나 Esc키에 '~' 키가 위치해 있어서 물결표를 작성 할 때에 깜빡하고 캡스락을 누르지 않아 메신저 창이 닫혀버리거나 작성하던 문장을 치워버리는 실수를 자주 범하곤 합니다..

이 기능은 익숙해지면 기존 키보드에 비해 훨씬 편리하게 문서 작업이나 코딩 작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익숙해져서 게임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지양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키보드 레이아웃

프로그램에서 직접 키를 매핑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지텍 K380처럼 OS에 따라서 키 매핑이 달라지는 기능은 없는 것 같고, OS가 달라질 때마다 프로그램에서 키보드로 일일이 레이아웃을 전송시켜줘야 했습니다.

# LED 설정

키보드 소프트웨어 내의 LED 설정

키보드의 LED 패턴이나 색상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프로그램의 오류인지 아니면 키보드 불량인지 컬러 팔레트에서 하얀색을 선택하여도 완전한 하얀색이 아니고 핑크빛이 약간 도는 것 같았습니다..

# 기타 기능

키보드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매크로 기능
키보드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비주얼라이저

이 외에도 64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 매크로 기능이나 지정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에 따라 LED가 반응하는 오디오 비주얼라이제이션 기능이 있는데 전자는 사용할 겨를이 없고, 후자는 기능을 On으로 해놓아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4. 성능

# 키감은..?

다른 분들은 가성비로 게이트론 축을 더 사용하시던데 저는 체리 적축 스위치로 주문했습니다. (키캡을 분리하면서 확인해보니 여느 서드파티 체리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스위치가 거꾸로 달려있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키감은 썩 나쁘지 않았으나, 기존에 쓰던 체리 순정 G80-3000S TKL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였습니다. 특히, 윤활된 스태빌라이저가 달려 있는 키(BackSpace, Shift, Space, Enter)의 키감이 심하게 물렁해서 별로였습니다.

# 무선 성능은..?

블루투스와 배터리 성능은 그닥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LED를 키고 사용하면 배터리 잔량을 의식해야 할 정도로 순식간에 닳아버리고, 맥북에서 연결했을 때에 무선 연결이 불안정해서 키가 한번에 모아서 쳐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블루투스 환경이나 제 맥북의 문제일 수 있으니 그냥 참고용으로만 일러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LED 성능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LED는 뽑기를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프로그램 상의 오류인지 완전한 하얀색을 못 내고 빨간색 LED의 광량이 더 높게 나옵니다. 어차피 LED를 안 쓸 것이라 별로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타 키보드에 비해 LED 광량이 전체적으로 충분히 높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5. 총평 및 후기

"디자인이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드는 제품"

뽑기운도 별로였고, 생각보다 무선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터라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키보드의 예쁜 디자인 하나가 모든 것을 용서하게 합니다. 사실 중국산 제품이라 조금 불안했고, 우려했던 경우가 현실로 다가왔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만족스럽기에 3주 넘게 메인 키보드로 사용중입니다.

일반 사용자가 포커 배열에 적응하는 데에는 상당히 오래 걸릴 듯 싶습니다. 더군다나 컴퓨터로 게임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제품을 생각해 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본체 가격도 해외 배송비 포함 10만원 아래로 기계식 키보드 치고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지라 디자인 하나만 믿고 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